실망하지 마세요~하나님의 손 안에서 조용히 무언가 다듬어지고 새롭게 빚어지는 시간입니다. 황미경 사모의 아침에 쉼표(영상 안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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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 좋은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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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의 시간’

삶에는 이름 붙일 수 없는 그런 시간이 있습니다. 확실한 시작도, 뚜렷한 끝도 없는 시간. 이미 지나간 것과 아직 오지 않은 것 사이, 그 애매한 틈에 우리 마음이 있을 때가 있지요.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고, 기도의 응답도 느껴지지 않으며,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은 흔들리고, 약속의 말씀이 조금씩 희미해져가는 시간, 소망은 자꾸 작아지는 시간. 그것을 우리는 ‘사이의 시간’이라 부를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은 그 시간을 좋아하지 않지요. 결과가 당장 눈 앞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도, 어디에 도달했다고 자랑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기다려야하고, 견뎌야하고, 때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침묵 속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사이의 시간은 종종 어둡고 고요하기도 해서 숨을 참고 있는 시간같지요. 그곳에는 대답도 없고, 이정표도 없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지도 모릅니다. 확신이라는 이름의 욕심, 성과라는 이름의 자존심, 속도라는 이름의 불안을 내려놓으며 우리의 허상을 하나씩 벗겨내는 시간 말입니다. 마치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보일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는 자라고, 말 없는 고백이 깊어지고, 눈물 속에서 기도가 익어 가는 거지요. 그리고 마침내 그 자리에 진짜 믿음 하나가 조용히 피어납니다.

저와 여러분에게도 이런 ‘사이의 시간’이 있습니다. 기다림의 이유도 모르고,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렵고,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지는 그런 시간이 있지요. 상처의 회복을 기다리고, 길 잃은 자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주님, 정말 여전히 나와 함께 계신가요?” “이 긴 기다림에도 당신의 뜻이 있나요?” 의심과 확신의 마음 사이 어디쯤에서 우리는 주님을 향해 묻습니다. 이 물음 속에 머무는 시간은 힘들고 더디 갑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시간에 믿음은 자라고 있지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 안에 더 깊은 생명을 자라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사이의 시간은 멈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손 안에서 조용히 무언가 다듬어지고 새롭게 빚어지는 시간입니다. 사이의 시간은 우리들만의 특별한 시간이고 하나님과 우리만 아는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지요.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의 사이의 시간은 헛되지 않습니다. 그 틈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은 일 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알지도 못하는 때에 말이죠. 그러니 절대 소망의 끈을 놓지 마세요. 이런 귀한 믿음의 결단이 한 주를 시작하는 아침, 저와 여러분의 것이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아침에 쉼표, 황미경 사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