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선물같은 4시~ 황미경 사모의 아침에 쉼표~ 괜찮아, 잘하고 있어 (영상 김성진)
극동방송 좋은아침입니다
오후 4시의 철학 – 빛과 그림자의 계절
가을 오후, 햇살은 더 이상 눈부시지 않고 천천히 기울며 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입니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바닥을 덮고 낮과 밤 사이의 경계가 차분히 드리워지게 되지요. 나는 그 시간에 멈춰 서서 자주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 시간의 풍경이 유독 좋아서요. 하루의 가장 고운 빛이 드러나는 순간이면서 동시에 어둠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 누구에게나 밝음만 있지 않고, 어둠만 있지도 않지요.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함께, 한 자리에 머무는 그 풍경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마치 인생이 그렇듯 말이지요.
우리는 모두 빛나는 날을 꿈꾸며 살아가면서도, 동시에 그림자 같은 순간을 품고 살고 있습니다. 성공의 환희와 안타까움의 눈물이, 기쁨의 웃음과 고단한 한숨이 함께 있는 그런 시간들 속에서 비로소 삶은 깊어지지요. 마치 황혼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색채를 담아내 듯 말입니다. 가을은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이고, 오후 4시는 하루가 깊어지는 순간입니다. 젊은 날의 햇살이 직설적이고 뜨거웠다면, 이제의 햇살은 누그러져 마음을 감싸 안습니다. 그림자가 길어진다는 건 그만큼 삶이 쌓여왔다는 증거겠지요. 그러니 가을의 오후 4시는 매일의 삶이 쌓아온 시간의 두께이자 성숙의 흔적인 열매를 확인하는 때 같습니다.
우리 신앙의 여정도 그렇습니다. 믿음이 항상 환한 대낮처럼 명료하고 힘찬 것만은 아니지요. 때로는 하나님이 멀리 계신 듯,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는 시간도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그림자 역시 빛이 만들어 낸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 가운데 만나게 되는 그림자는 부재(不在)가 아니라 그분의 임재(臨在)하심의 또 다른 표현일 겁니다.
젊은 날에는 ‘하나님이 내 기도를 다 들어주셔야 믿을 수 있다’는 아집(我執)이 있었다면, 신앙이 익어갈수록 ‘하나님이 응답하시지 않아도 나는 주를 신뢰하겠다’는 고백으로 나아갑니다. 가을 오후의 햇살이 따뜻하고 부드럽듯, 성숙한 믿음은 조급하지 않고 담담하며, ‘너의 그림자까지도 은혜 안에서 아름답다’는 마음으로 기다릴 줄 아는 믿음입니다.
가을 오후 4시는 믿음의 여정을 비추는 은유입니다. 빛과 그림자가 서로 기대어 서 있듯, 우리의 삶도 기쁨과 눈물, 확신과 의심이 함께 어우러집니다. 그 묵상은 결국 우리의 불완전함까지도 하나님 안에서 온전함으로 품어내는 길이며, 삶의 모든 순간을 더 깊고 풍성하게 바라보게하는 아름다운 초대이지요.
마치 저물어가는 햇살이 세상을 황금빛으로 감싸듯, 믿음의 길은 우리를 빛과 그림자가 함께 빚어낸 온전한 풍경 속으로 이끌어 갑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아침, 오늘도 모두를 축복하며!
아침에 쉼표, 황미경 사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