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당신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지워지지 않는 문장입니다! 극동방송 황미경 사모의 아침에 쉼표(영상 유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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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기적 (스승의 날에)

스승의 눈에는 제자가 보입니다. 그 모습이 때로는 산처럼 묵직하고, 태산처럼 위태롭고, 바다처럼 깊고도 알 수 없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라 했습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다 같다는 뜻이지요. 한 사람의 말과 눈빛, 그리고 기다림이 한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스승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교실, 한 선생님의 눈에 유난히 거슬리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삐뚤어진 태도, 날 선 말투, 자꾸만 엇 나가는 걸음. 하지만 그 아이의 뒤에는 무너져가는 삶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아이를 고치려하지 않았지요. 대신, 기다려주었습니다. 말을 건네고, 눈을 맞추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 사이에 다리가 놓였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그 아이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결혼식 날, 선생님을 혼주 자리에 모셨습니다. “선생님,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로 고백하는 제자에게 선생님은 조용히 웃으며 말합니다. “아니야... 내가 믿은 게 아니라, 네가 나에게,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준 거란다” 그날, 한 사람의 인생이 아니라 두 사람의 이야기가 완성되었습니다. 결혼식장은 기쁨과 감사의 눈물로 잔잔한 바다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헬렌켈러 곁에서 50년을 함께 한 앤 설리번 선생님은 단순히 글자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만지는 법을,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는 법을, 삶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또 한 장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존 키팅 선생님.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살지마라. 너만의 목소리를 찾아라” 그의 한 마디는 교과서보다 깊게, 시험보다 오래 학생들의 가슴에 남았습니다.

이처럼 스승은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는 기적을 발견해주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교실에서,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묵묵히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각기 다른 개성들로 튀는 학생들에게 정답이 아니라 진심어린 말 한마디 전해주시는 분, 알면서도 모른 척, 보면서도 기다려주고, 한 번 더 기회를 건네는, 잠시라도 기대어 쉴 수 있는 나무 그늘같은 존재로 서 계신 분들.

그래서 오늘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께 조용히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 스승이신 주님의 위로와 평안이 그 헌신 위에 머물기를, 따뜻한 은혜가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지워지지 않는 문장입니다!

아침에 쉼표, 황미경 사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