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인문학을 하나님께 이 땅의 아버지를 응원합니다 (영상 박정원)
극동방송 좋은아침입니다
20260917 극동방송 인문학을 하나님께 시인의 아버지
극동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입니다.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오은 시인의 산문집 《초록을 입고》를 하나님께 드리며, “이 땅의 아버지를 응원합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일곱 살 때의 일이다. 명절에 친척들이 모였다. 그간의 안부를 묻고 곰살맞은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얘기가 오갔다. 삼촌이 나를 놀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은이는 이름에 진(鎭) 자가 안 들어가네?”(중략)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들 ‘진’으로 끝나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내게는 항렬자, 혹은 돌림자라고 불리는 그것이 없었다. 속하지 못한다고 느꼈던 것일까. 나는 펑펑 울기 시작했다. 바깥에 있던 아빠가 방문을 열고 내게 왜 우느냐고 물으셨다. “아빠, 왜 내 이름은 오은이야?” 흐느끼며 반문했다(중략).
“오금은 저리고 오동은 나무니까.” 아빠가 나를 꼭 안으며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자마자 거짓말처럼 울음이 그쳤다, 아빠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중략). 그냥 웃음이 났다.
오은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왜 오은이냐고 하니까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답하셨다고 합니다.
“오금은 저리고 오동은 나무니까. 너는 오은이다.”
알 듯 말듯한 금 은 동 해석입니다. 그런데 그 답을 듣고는 울음을 그쳤다고 합니다.
그가 시인이 되어 말을 굴리고 굴려 마침내 시가 되게 하는 그 실력도, 아버지가 물려주신 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아버지를 통해 집에서 받은 시 연습 때문일 것입니다. 아버지의 그 대답은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실은 아들의 이름 하나를 두고 벌인 첫 번째 시 수업이었습니다. 금메달도 은메달도 동메달도 아닌 자리, 오금과 오동 사이 그 애매한 틈에 아들을 슬쩍 앉혀 놓으신 것입니다. 말이란 밥과 같아서 날마다 밥상머리에서 굴러다니다가 아이의 혀에 붙고, 혀에서 뼈로 옮겨 붙고, 어느 날 문득 시가 되어 걸어 나옵니다.
이 땅의 모든 시인 뒤에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우기고 싶습니다. 시집 맨 뒤에 붙는 해설은 평론가가 쓰지만, 시집 맨 앞에 놓인 첫 문장은 대개 아버지가 밥상머리에서 툭 던진 실없는 농담 한마디였습니다. 아버지의 말장난은 그 자리에서는 썰렁하기 짝이 없지만, 아이의 가슴속에서 삼십 년쯤 묵으면 어느 날 시가 되어 걸어 나옵니다.
그러니 아버지들이여, 오늘 저녁 밥상에서 시답잖은 소리 한마디를 자신 있게 던져 보십시오. 그 시답잖은 말이 언젠가 ‘시가 답인 말’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금메달은 못 걸어 줘도 자식 이름 하나에 금과 은과 동을 다 넣어 주는 사람, 그가 아버지이니, 이 땅의 아버지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신5:16)
신명기 5장 16절의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