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보며 우와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황미경 사모의 아침에 쉼표(영상 천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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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 좋은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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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보며

얼마 전 올림픽 대로를 운전하고 가다가 노랗게 물든 한 무더기를 보며 우와!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거기에 개나리가 활짝 피어있던 겁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개나리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활짝 피어 밝은 빛을 뽐내며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 걸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그곳에 개나리가 있었듯,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늘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한 순간 개나리가 활짝 핀 것이 눈에 보인 것처럼, 내 삶에서 어느 순간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은혜를 달라고 간구하지만 이미 주님이 부어주신 은혜가 풍성하다는 것을 깊이 알게되는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에게는 이런 앎이 필요합니다. 개나리가 피기 전에는 아직 날씨가 춥다고, 때가 아니라고 쓸데없는 설명이나 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피어난 개나리를 보며 나에게도 봄이 왔음을 알면 되는 것처럼 이미 주신 은혜를 깨달으면 되는 겁니다.

겨울을 지날 때쯤 우리는 봄을 기대하며 그리워했지요. 햇살이 내려앉고 봄바람이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벚꽃의 흩날림을 원없이 보는 날이 모두에게 주어졌습니다. 내게도 은혜가 필요하다고 간절히 원할 때 이미 우리에게는 늘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왔음을 알게 되는 깨달음의 시간이 옵니다.

우리는 예쁜 꽃들을 봐야 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시작은 누군가 봄을 기대하며 심은 손길이겠지요. 알아주는 이 없어도, 궂은소리를 들어도, 그래도 묵묵히 봄을 준비하는 바람처럼 주님의 사랑을 심어 봄 향기 가득한 한 주간을 우리 모두 또 살아가시길 축복합니다. 좋으신 우리 하나님의 셈법에는 분명 준비하고 심는 손길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주의 은혜를 묵상하는 감사하는 마음에 복을 더해주실겁니다.

얼마 전 봄비가 내렸지요. 활짝 피었던 벚꽃 잎이 비바람을 맞으며 길 위에 떨어져 쌓였습니다. 요란하지 않게 소리 없이 내렸던 봄비였는데, 연한 초록 잎에 자리를 내어주고는 미련없이 자신을 흩뿌리며 떠나가는 꽃잎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시간들을 아낌없이 다 살아내고 기쁘게 떠나가는 것 같아 순간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해마다 짧아지는 봄날이 못내 아쉽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우리 모두 또 다시 아름다운 꽃을 피워 보는 소중한 봄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아침에 쉼표, 황미경 사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