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황미경 사모의 아침에 쉼표~깨어 있음, 그 깊은 자리에서.(영상 안주황목사)
극동방송 좋은아침입니다
깨어 있음, 그 깊은 자리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순간을 지납니다. 눈을 뜨고 커피를 내리며,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하고, 바람을 맞으며 걷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모든 시간들. 하지만 그 시간들 속에 진정으로 ‘깨어있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만, 무엇이 되어야만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진실은 때로 너무 조용해서,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리기 쉽습니다. 어쩌면 삶의 깊이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깨어있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깨어있음’이란 단지 눈을 뜨고 있는 상태가 아니지요. 그것은 열려있는 마음, 지금 이 순간을 응시하며 바라보는 용기입니다. 삶이 묻는 물음에 귀 기울이고 내면의 속삭임에 응답하는 태도입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문득 멈추어 바람 소리를 듣고, 내 호흡을 느끼고, 누군가의 말에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깨어 있음일 겁니다.
깨어있는 마음은 일상을 기도로 바꿉니다. 긴 문장이 아니어도,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기도인 순간이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사랑이 있는 것처럼 그저 있는 그 자리에서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매 순간이, 선물처럼 다가오는 기도의 순간이 됩니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감사를 떠 올리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기도 속에 머물고 있는 겁니다. 깨어있는 마음은 나를 나답게 만들고 다른 이를 향해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지요.
단지 ‘깨어있음’으로 무엇엔가에 쓰임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놀라운 축복일까요? 분주한 하루라 하여도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말 없이 마음의 창을 바라보는 그 짧은 틈에서부터 ‘깨어 있음’은 시작됩니다. 그 시작은 우리의 일상을 더 깊게 그리고 거룩하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의 고단한 하루에 말 없이 함께하는 존재로, 혹 작은 친절 하나로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등불로, 아무런 계산 없이 옆에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하나님께 쓰임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깨어있는 사람은 그 미세한 울림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는 바람 속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듣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은혜의 흔적을 발견하지요.
이런 작은 ‘깨어있음’이 모여 가을의 새로운 아침, 저와 여러분의 오늘이 하나님께 쓰임받는 아름다운 그릇이 되기를 소망하며 축복합니다!
아침에 쉼표, 황미경 사모였습니다.